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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세상

블로그... 개인수첩따위가 아니다.

xeraph님의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올블로그 사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올블로그에서 '희주'님을 공채를 통해 최종 채용을 확정,
이에 '희주'님이 입사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에서 '올블로그'의 일방적인 해고 통지,
이에 분노한 '희주'님의 항의와 '올블로그'의 적절치 못한 대응
'올블로그'의 부사장(?)인 '골빈해커'님의 매우 적절치 못한 '사태에 대한 사과 및 견해' 블로깅
스크롤 압박으로 이어지는 댓글과 집중되는 포화를 무마하려는 시도(추천수, 조회수 등 조작, 원본글 삭제)

대략 상황은 이러하고, 직접확인한 바는 아니나 정황상의 내용을 요약해 본 것이다.

상황을 지켜보면서, 어이없고, 분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제 3자, 아니 제 4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자니...
올블로그의 '골빈해커'님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열정적이고 쾌활하고 긍정적인 사람을 뽑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정하고 보니 그런 사람이 아닐 것 같다는 막연한 후회가 되었을 지 모른다. 물론 일방적 해고 통지는 백번천번 잘못한 것이지만, 심정상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지역 문제(대화중에 '전라도 사람이 어쩌구... 라는 문맥이 있었다')를 꺼낸 것도 이 시대에 맞지않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 '나는 B형이 좋아, AB형은 싫어' 라는 것과 '나는 전라도 사람 싫어'라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 라고 반문하고 싶다. 여자는 여자다워야(?) 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전히 존재한다. 개인의 생각, 취향을 그 사람의 도덕성이나 인성으로 몰아가는 건 문제라고 본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커져 버린 건 '골빈해커'님이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는 것이다. 일기장에 끄적끄적한 게 아니다. 수업시간에 옆에 있는 친구랑 필담을 한 게 아니다. 수십, 수백, 아니 수천명이 보고 가는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는 사실 하나로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 웹 2.0 시대, 참여와 공유의 시대라는 등 온갖 수식어로 포장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이렇게 이전에는 미처 경험하지 못한 칼날이 숨어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누군가에게 비판을,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욕을 먹을 지 모르겠다.
하지만, 누구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이 되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정리할까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내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게 된 만큼 그에 따른 대가 역시 크단 걸 새삼 느끼며, 이제 블로그가 일기, 영화평, 여행 후기나 남기는 개인수첩이 아닌 대중을 상대로 내뱉는 하나의 저널이고, 대자보이지 않나 생각된다.